월색(月色) 100 월색(月色) 달빛은 밝고 귀뚜라미 울 때는 우둑히 시멋 없이 잡고 섰던 그대를 생각하는 밤이여, 오오 오늘밤 그대 찾아 데리고 서울로 가나? 08.02.24/ 오후 5시 15분 100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원앙침(鴛鴦枕) 99 원앙침(鴛鴦枕) 바드득 이를 갈고 죽어 볼까요 창(窓)가에 아롱아롱 달이 비친다 눈물은 새우잠의 팔굽베개요 봄꿩은 잠이 없어 밤에 와 운다. 두동달이 베개는 어디 갔는고 언제는 둘이 자던 베갯머리에 죽쟈 사쟈 언약도 하여 보았지. 봄 메으 멧기슭에 우는 접동도 내 사랑 내 사랑 조히 울 것다.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우리 집 98 우리 집 이바루 외따로 와 지나는 사람 없으니 밤 자고 가자 하며 나는 앉아라. 저 멀리, 하느편(便)에 배는 떠나 나가는 노래 들리며 눈물은 흘러나려라 스르르 내려 감는 눈에. 꿈에도 생시에도 눈에 선한 우리 집 또 저 산(山) 넘어 넘어 구름은 가라. 08.02.24/오후 2시 45분 ▷ 이바루 : 이 정도(일정한..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왕십리(往十里) 97 왕십리(往十里)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재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결 ,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往十里) 건너가서 울아나 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오시는 눈 96 오시는 눈 땅 위에 쌔하얗게 오시는 눈. 기다리는 날에는 오시는 눈. 오늘도 저 안 온 날 오시는 눈. 저녁불 켤 때마다 오시는 눈. 08.02.24/오후 2시 37분 ▷ 쌔하얗게 : [형] 새하얗게(매우 하얗게)의 센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오는 봄 95 오는 봄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보내라. 오늘 보니 백양(白楊)의 뻗은 가지에 전(前)에 없이 흰새가 앉아 울어라. 그러나 눈이 깔린 두던 밑에는 그늘이냐 안개냐 아지랑이냐. 마을들은 곳곳이 움직임 없이 저편(便) 하늘 아래서 평화(平和)롭건만. 새롭게 지껄이는 까치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옛이야기 94 옛이야기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면은 어스러한 등(燈)불에 밤이 오면은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 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마한 세상(世上)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는 아주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옛낯 93 옛낯 생각의 끝에는 졸음이 오고 그리움 끝에는 잊음이 오나니, 그대여, 말을 말어라, 이후(後)부터, 우리는 옛낯 없는 설움을 모르리. 08.02.16/ 아침 9시 38분 ▷ 옛낯 : 옛날의 얼굴. 지난 시절의 모습이나 얼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92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기 그리울 줄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08.02.16/ 아침 9시 36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
열락(悅樂) 91 열락(悅樂) 어둡게 깊게 목메인 하늘. 꿈의 품속으로써 굴러나오는 애달피 잠 안오는 유령(幽靈)의 눈결. 그림자 검은 개버드나무에 쏟아져 내리는 비의 줄기는 흐느껴 비끼는 주문(呪文)의 소리. 시커먼 머리채 풀어헤치고 아우성하면서 가시는 따님. 헐벗은 벌레들은 꿈틀일 때, 흑혈(黑血)의 바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