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생각 110 집 생각 산(山)에나 올라서서 바다를 보라 사면(四面)에 백(百) 열리(里), 창파(滄波) 중에 객선(客船)만 둥둥…… 떠나간다. 명산대찰(名山大刹)이 그 어디메냐 향안(香案), 향합(香盒), 대그릇에, 석양(夕陽)이 산(山)머리 넘어가고 사면(四面)에 백(百) 열리(里), 물소리라 젊어서 꽃 같은 오늘날로 금..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진달래꽃 109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08.02.24/6시 3분 ▷ 역겨워 : 몹시 싫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지연(紙鳶) 108 지연(紙鳶) 오후(午後)의 네길거리 해가 들었다, 시정(市井)의 첫겨울의 적막(寂寞)함이여, 우둑히 문어귀에 혼자 섰으면, 흰눈의 잎사귀, 지연(紙鳶)이 뜬다. 08.02.24/ 오후 6시 1분 ▷ 지연(紙鳶) : [명] 종이연(鳶). 종이에 대가지를 붙여 실로 꿰어 공중에 날리는 장난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제비 107 제비 하늘로 날아다니는 제비의 몸으로도 일정(一定)한 깃을 두고 돌아오거든! 어찌 설지 않으랴, 집도 없는 몸이야! 08.02.24/ 오후 5시 52분 ▷ 설지 : [형] 서럽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접동새 106 접동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津頭江)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전망(展望) 105 전망(展望) 부옇한 하늘, 날도 채 밝지 않았는데, 흰눈이 우멍구멍 쌓인 새벽, 저 남편(便) 물가 위에 이상한 구름은 층층대(層層臺) 떠올라라. 마을 아기는 무리 지어 서제(書齊)로 올라들 가고, 시집살이하는 젊은이들은 가끔가끔 우물길 나들어라. 소삭(蕭索)한 난간(欄干) 위를 거닐으며 내가 볼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저녁 때 104 저녁 때 마소의 무리와 사람들은 돌아들고, 적적(寂寂)히 빈 들에, 엉머구리 소리 우거져라. 푸른 하늘은 더욱 낫추, 먼 산(山) 비탈길 어둔데 우뚝우뚝한 드높은 나무, 잘 새도 깃들어라. 볼수록 넓은 벌의 물빛을 물끄럼히 들여다보며 고개 수그리고 박은 듯이 홀로 서서 긴 한숨을 짓느냐, 왜 이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자주(紫朱) 구름 103 자주(紫朱) 구름 물 고운 자주(紫朱) 구름, 하늘은 개여 오네. 밤중에 몰래 온 눈 솔숲에 꽃피었네. 아침볕 빛나는데 알알이 뛰노는 눈 밤새에 지난 일은…… 다 잊고 바라보네. 움직거리는 자주(紫朱) 구름 ▷ 자주(紫朱) 구름 : 짙은 남빛에 붉은 빛을 띤 구름. ▷ 개여 : [동] 개다. 흐리거나 궂은 날..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102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그림자 같은 벗 하나이 내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 오늘은 또 다사, 당신의 가슴속, 속 모를 곳을 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그려. 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心事)에 쓰라린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
잊었던 맘 101 잊었던 맘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이도 다니던 내 심사를 잊었던 맘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이도 다니던 내 심사(心事)를! 바람불어 봄꽃이 필 때에는, 어째타 그대는 또 왔는가, 저도 잊고 나니 저 모르던 그대 어찌하여 옛날의 꿈조차 함께 오는가. 쓸데도 없이 서럽게만 오고 가는 맘. 08.02.24/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