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4월에 떠난 아이 /이경애 엄마에게 ―4월에 떠난 아이 이경애 엄마, 민들레 씨앗 하나 나붓나붓 따라가면 그건 나예요 나비 한 마리 살포시 손등에 앉으면 그건 나예요 제비 한 마리 나직나직 마당 돌다 가면 그건 나예요 이젠, 들길 혼자 걷지 말아요 꽃밭에 오래 머물지 말아요 설거지하다 멍하니 있지 말아요 엄마, 활짝 웃어주세요 다음 봄에 또 보자 손 흔들어 주세요. ―『어린이와 문학』(2021년 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6.18
봄날 /박일 봄날 박일 진달래꽃은 밥 가난 전쟁은 휴전도 없어 초점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프리카 아이들 이 땅에도 수없이 많았지. 진달래 꽃 밥 위문품이었어. ―동시집『할아버지 어린 날』(가문비어린이,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6.15
거미는 볼펜 /김종상 거미는 볼펜 김종상 거미는 볼펜입니다 궁뎅이로 잉크가 솔솔 공중에 그림을 그립니다 거미 볼펜의 그림은 하늘 바다에 쳐놓은 고기잡이 그물망입니다 공중을 헤엄치던 나비 · 잠자리가 함께 그림이 됩니다. ―『아동문학평론』(2021. 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6.14
게으름은 게으르지 않아 /강지인 게으름은 게으르지 않아 강지인 내 별명은 게으름뱅이. 어쩌다 게으름뱅이가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어린왕자가 사는 별 바오바브나무의 씨앗처럼. 보이는 대로 뽑아버리지 않으면 무럭무럭 자라나서 그런가 봐! 내가 게으름을 모른 척 내버려 두는 동안 게으름은 부지런히 제 몸을 키웠던 거지. ㅡ『동시빵가게』(2021, 22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6.12
청개구리 /최진 청개구리 최진 비 오는 날 감나무 둥근 잎은 청개구리 우산. 맑은 날 감나무 둥근 잎은 청개구리 방석. ―동시집『빗방울의 말』(아동문학평론,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9
쓸모가 있대요 /이정희 쓸모가 있대요 이정희 저는 민들레예요. 저는 질경이예요. 저는 씀바귀예요. 보도블록 틈새 길섶, 밭둑에서 짓밟히고 짓눌려도 불평 한마디 없이 꿋꿋하게 살아가요. ―동시집『담쟁이와 돌담』(부로콜리숲,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9
<동시>술래 /연지민 술래 연지민 친구들 모두 도시로 떠나고 텅 빈 골목에서 은지가 술래놀이 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납작 엎드려 있던 나팔꽃 덩굴 마당을 지나 나무를 지나 장독대 지나 은지에게 다가와 꽃 한 송이 내밀었다 ㅡ『동시 먹는 달팽이』(2021, 봄호) 2021 제3회 2021년 5월 29일 15시 25분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9
착한 /신형건 착한 신형건 착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착한 어린이들은 또 어디로 갔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 길바닥에 껌을 함부로 뱉지 않는 착한 어린이, 동네 어른들에게 공손히 인사 잘하는 착한 어린이, 주운 물건을 주인에게 꼭 돌려주는 착한 어린이, 그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착한 어른들이 됐을 텐데... 스스로 착하다는 말 갖다 쓰기 머쓱해서 그러나? 이젠 엉뚱한 곳에다 그 말을 턱, 턱, 붙이네. 그냥 물건 좀 싸게 사고 싶다고 고백하면 안 되나. 늘 그런 작은 욕심을 마음속 고이 품고 있노라 솔직히 말하며 안 되나. 오라인 쇼핑몰 상품마다 꼬드기듯 살살 나부끼는 저 말 깃발들 좀 봐. "착한 가격!" ―『동시먹는 달팽이』(2021, 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9
새로운 로봇 /이묘신 새로운 로봇 ] 이묘신 -니 생각은 어때?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는데? -니 생각을 말해보라구! -그러니까 니 생각은 뭔데? 엄마와 선생님이 자꾸만 내 생각을 묻는다 생각도 대신 해주는 로봇은 없을까? ―동시집 『눈물 소금』(걸음,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7
장래 희망 /이묘신 장래 희망 이묘신 애들 머리만 봐도 어떤 모양이 어울릴지 그림이 막 그려진다 양갈래로 묶어주고 땋아주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다 그런데도 나더러 변호사 되라고 할 건가요? ―동시집 『눈물 소금』(걸음,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