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405

이해할지 모르겠는데 /김현숙

이해할지 모르겠는데 김현숙 동시쓰기 대회에서 지성이가 뽑혔다 내가 안 뽑혀서 다행이다 안 뽑히고도 좋았다 내가 만일 뽑혀 상 받으러 단상 위로 올라간다면 온몸이 팔딱팔딱 뛸 거다 심장이 안 달린 데가 없을 거다 몸뚱이가 심장이 될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못 쓴 거는 아니다 ―『창비어린이』(2021, 여름호)

지구를 재다 북극제비갈매기 /하빈

지구를 재다 북극제비갈매기 하빈 얼마나 궁금했으면 그 먼 길을 얼마나 궁금했으면 그 작은 몸으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고 작은 날개로 건망증이 심한 북극제비갈매기 몇 키로나 될까? 며칠이 걸릴까? 반년이 지나면 다시 궁금하여 또 지구를 재러 떠나 이번엔 남극에서 북극으로 ―동시집『바다수업』(호밀밭, 2021)

임신서기석 친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봉직

임신서기석 친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봉직 있잖아 친구야 우리도 바위에 새길 약속 하나 하자. 스마트폰 게임 기록 세우기? 그런 약속 말고 매운 떡볶이 누가 많이 먹나? 그런 약속 말고 학원 빼먹은 비밀 지켜주기? 아니, 아니, 그런 약속 말고 신라 임신서기석 두 친구처럼 백 년 후에도 바래지 않고 천 년 후에도 고개 끄덕여지는 우리도 그런 약속 하나 하자. ―동시집『신라의 아이』(이든북,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