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분홍 나팔소리 /이소영
분홍 나팔소리 이소영 놀이터 앞 빈터 개망초가 허리를 내주자 명아주가 어깨를 빌려주고 풀들도 이 손 저 손 줄기를 떠받친다. 덩굴 손 뻗어 조심조심 오르는데 여기저기 까치발 든 풀들 작은 힘 모아 밀어 올린다. 어느새 허리, 어깨, 팔 머리에도 분홍 나팔 올렸다. 빈터가 신나서 부는 분홍 나팔소리 아이들도 하나 둘 예뽀! 예뽀! 예쁘다 나팔을 분다. ―동시집『분홍 나팔소리』(한그루, 2021) 2021년 7월 21 오전 8시 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