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2 /김선영 처서 2 김선영 열려 있던 방문 슬그머니 닫히고 이불 걷어차던 동생 새벽이면 이불을 도로롱 번데기가 된다 ―동시집『주렁주렁 복주머니』(도담소리,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10.04
바람 춤 /김계숙 바람 춤 김계숙 긴 팔 늘어뜨린 수양버들 기쁠 때는 어깨춤 슬플 때는 막대기 춤 잘난척 할 때는 거드름 춤 흐느적흐느적 보릿대 춤 바람은 우리나라 전통춤 선생님 ―『아동문예』(2021, 9-10월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장 담근 날 /최정심 장 담근 날 최정심 소금물에 둥둥 떠 무슨 생각을 할까 메주는? 그 사이 헤엄치는 숯과 고추 대추는 어느 때를 떠올릴까? 항아리에 몸을 맡긴 채 흰 구름도 소나무 그림자도 빈자리에 받아들여 모두 함께 어울려 사랑받을 미래를 꿈꾸는지 유람하는 듯 참 편해 보여 ―동시집『비 주머니』(청개구리.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한은선] 단비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단비 한은선 갈라진 땅 꿰매러 살살 사라락 물실 풀어 오시네 ―동시집『오줌 단짝』(브로콜리숲,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세탁기의 일기 /추필숙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세탁기의 일기 추필숙 2021년 2월 9일 화요일 맑음 설날 3일 앞두고 빨래를 했다. 실내복과 잠옷들 양말 두어 켤레 이달 첫 일거리에 콧노래도 섞어 와르릉콰르릉 아차, 다리미가 보고 있다. 오늘도 외출복은 없는데…. ―『동시마중』(2021, 3-4월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듣는 가을 /임지나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듣는 가을 임지나 가을밤이 귓속으로 걸어온다 귀뚜라미랑 온다 떠르르르르르 또르르르르르 제 소리인데 귀뚜라미는 별 떨어지는 소리인가 하고 더듬이 멈추고 숨도 죽이고 가만 들어본다 ―동시집『꼬리 흔드는 아이』(브로콜리숲,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내가 아직 꼬마였을 때 /이철 내가 아직 꼬마였을 때 이철 내가 아직 꼬마였을 때 나비는 꽃잎 속에서 태어나는 줄 알았다 꽃이 활짝 펴야 나비가 나올 수 있잖아! 지금 동생이 그렇게 믿고 있다 동생의 봄을 무릎에 앉혀 놓고 수학 문제 풀 듯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때의 나만큼 동생에게 봄은 꿈같으니까. ―『아동문학평론』(2021, 여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박진형] 에어컨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에어컨 박진형 뜨거움 쪽쪽 빨아들여 인기 독차지하더니 가을바람 끼어들자 겨울잠 준비하는 곰 ―『한국동시문학 회보』(제48호,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보름달 /박방희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보름달 박방희 봄날, 갓털에 싸인 민들레 씨가 둥둥 달에까지 날아갔어요. 여기저기 민들레가 번지며 노란 꽃을 피웠어요. 어둡던 달나라가 환해졌어요. ―시그림책 『보름달』 (도토리숲,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11
나뭇잎과 벌레 /김진광 이달의 좋은 동시(2021년 9월) 나뭇잎과 벌레 김진광 -춥지? 이리 들어와! -들어가도 될까요? 벌레가 망설인다. -괜찮아! 여름내 벌레의 밥이 되어준 구멍 뚫린 나뭇잎들이 겨울철에는 다시 벌레의 따뜻한 이불이 되어준다. ―웹진『동시빵가게』(24호,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