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달 /박태현 상현달 박태현 엄마, 누가 달을 먹고 있나 봐! 하늘에 빼곡히 박힌 별사탕들 나도 안 주고 그렇게 먹더니 충치가 생겼나? 엄마, 북두칠성 칫솔을 줘야겠어요 다음 보름달이 뜨면 그때에는, 꼭! ―동시집『내 몸에 들어온 딸꾹새』 (아동문예,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10
농사 /유미희 농사 유미희 할머니가 수확했다고 보내 왔어 쌀 한 가마니, 더덕 두 묶음, 고춧가루 열 근, 감 한 자루... 나도 한 해 공부 농사 수확해서 엄마한테 알렸어 수학 75점, 국어 100점, 사회 95점, 과학 90점, 영어 95점... 할머니가 망쳤다는 콩 농사는 ''내년엔 잘 되겠죠.''라고 넘어가시던데 내 말은 안 통한다 엄마는 족집게 학원 찾아내 겨울 방학 내내 수학 농사 잘 짓는 법을 배우래 갈까? 말까? ―동시집 『뭘 그렇게 재니?』 (스콜라 2018)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10
무기 /박정식 무기 박정식 매미 잡아 봤니? 아니, 오줌을 찍 뿌리고 도망치던데! 산토끼 잡아 봤니? 아니, 뒷발로 힘껏 걷어차고 도망치던데! 도마뱀 잡아 봤니? 아니, 꼬리를 떼어 버리고 도망치던데! ―계간『시와소슴』(2020, 겨울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10
하마똥 /김현서 하마똥 김현서 하마가 똥을 눈다 똥이 나올 때마다 꼬리를 마구 흔든다 푸다다 퍽퍼버벅 사방으로 똥이 튄다 똥이 튄 만큼 다 하마 땅이다 -―동시집『수탉 몬다의 여행』 (문학동네 2019)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10
대구라예 /김갑제 대구라예 김갑제 고양이가 생쥐에게 바다생선 이름을 물었다 -야는? -가재미라예 -자는? _꽁치라예 -가는? -대구라예 -니 꽁치는 거 아이지? -어데예, 대구라예 —대구문인협회 엮음 대구 테마 동시집 『달구벌 사과에는 해와 달이 있다』(그루,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10
<동시조>아빠 /임성화 아빠 임성화 밤에만 퇴근하는 아빠의 낡은 구두 아무도 안 볼 적에 살짝 신어 보았더니 발 풍덩 헐렁한 속이 사랑 크기 같아요 ―동시조집『뻥튀기 뻥야』(청개구리, 2019)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09
<동시조>북 /임영석 북 임영석 살가죽 다 헐어서 만들어진 쇠가죽 북, 냉이꽃 밟았던 일, 어린 풀잎 먹었던 일, 얼마나 미안했으면 북소리로 갚아줄까. -계간『한국동시조』(2020년 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09
원격 학습 /이문희 원격 학습 이문희 “여기를 보세요” “자, 따라 하세요.” 재윤이는 미리 공부했다며 종이접기하고 정욱이는 손이 아프다고 글씨를 쓰다가 만다 “봤어요!” “했어요!” 친구들 대답 온라인 선생님은 들으셨을까? ―『동시먹는 달팽이』(2020년 겨울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08
나무가 나무에게로 /오지연 나무가 나무에게로 오지연 걸어갈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나무는 언제나 다른 나무에게 다가가고 싶다. 하지만 푸른 손을 내밀어도, 뒤꿈치를 들어봐도, 나무는 다른 나무에 가 닿지 못한다. 그래서 나무는 새들을 기른다. 다른 나무에 갈 수 있는 날개가 달린 새를. 그래서 나무는 바람을 기른다. 다른 나무에 갈 수 있는 발이 달린 바람을. 나무는 다른 나무가 그리우면 언제든지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디라도 바람 되어 달려간다. ―『동시발전소』(2020년 겨울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08
사막에서 길 찾기 /문성란 사막에서 길 찾기 문성란 사막 한가운데서는 대낮에도 길을 잃는대. 밤이 찾아오고 사방이 어둠에 뒤덮여야 별들이 길을 알려 준대. 대낮에도 컴퓨터랑 놀고 있는 삼촌 방 컴컴한 천장에도 반짝반짝! 길을 알려 주는 별이 뜨면 좋겠어. ―『동시마중』(2021년 1-2월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