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405

꽃들은 방귀를 좋아해 /최정심

꽃들은 방귀를 좋아해 최정심 풀 뽑으려고 호미 들고 꽃밭에 간 할머니 앉자마자 뿌웅∼ 뿡뿡뿡 -할머니는 방귀대장이야 ㅋ ㅋ ㅋ -꽃들이 방귀를 좋아한단다 ㅎ ㅎ ㅎ 방귀 소리만 들어도 꽃들이 활짝 웃는다고 그래서 할머니도 웃으며 일한다고 늘 꽃밭에 사시더니 꽃들과 어느새 방귀까지 트고 사는 할머니 -동시집『꽃들은 방귀를 좋아해』 (반딧불 2020)

바다가 뿔났다 /유금옥

바다가 뿔났다 유금옥 저기, 저 뾰족한 섬은 바다의 뿔일지 몰라 함부로 쓰레기를 버린다고 바다가 도깨비로 변하는 중일지 몰라 파도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부글부글 참고 또 참다가 어느 날, 벌떡 일어날지 몰라 엄청나게 큰 도깨비가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면 우리 학교를 물바다로 만들어버린다면 그때, 전교생과 교장 선생님까지 싹싹 빌어도 늦을지 몰라 -『동시먹는 달팽이』 (2020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