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우포늪 /조소정 창녕 우포늪 조소정 버드나무 길 걸어 우포늪에 가면 만나는 왜가리, 중대백로, 곤충들 그곳엔 여러 생명들 한데 어울려 살아간다. 겨울이면 날아오던 철새들 주변 습지 농지로 바뀌고 늪이 마르지 않아 점점 줄어든다. 옷에 붙은 딱정벌레 한 마리 살짝 나뭇잎에 올려 주며 10년 50년 100년 후에도 살아 있는 우포늪을 꿈꾼다. ㅡ동시집『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아동문학평론,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4
쓰레기 먹이 /조소정 쓰레기 먹이 조소정 어미앨버트로스는 쉬지 않고 날아가 먹이 물어 온다. 쩍쩍 입 벌려 받아먹는 아기새 서서히 죽어 가는데 자이어에 모인 플라스틱 조각 먹이인 줄 알고 자꾸만 물어 온다. 거대한 청소기로 바다 위 쓰레기 먹이 쫙쫙 빨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ㅡ동시집『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아동문학평론,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4
늦잠 자는 이유 /윤형주 늦잠 자는 이유 윤형주 꿈나라에서 놓아주지 않은 걸 어떡해 그 나라에선 내 인기가 만점이라서 조금만 더 놀자고 사정을 하는 거야 ㅡ동시집『딱, 2초만』 (2020, 청개구리)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3
비 오는 날 /윤형주 비 오는 날 윤형주 후두둑 후두둑 아이들은 창틀에 기대어 비를 구경하고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은 창문에 붙어 아이들을 구경하고 ㅡ동시집『딱, 2초만』 (2020, 청개구리)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3
새 /채정미 새 채정미 뭔가 시작할 때 처음일 때 날아오는 새 새 옷 새 해 새 신발 새 친구 생각할수록 설레고 들을수록 기분 좋아지는 말 새, 어디서 날아 왔을까 ㅡ동시집『송아리네집』(부카주니어,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
덩달아 /이수경 덩달아 이수경 학교 갔다 집에 가는 길 앞에 가는 짝한테 “영호야!” 부르는데 갑자기 뛴다. “왜 그래?” 나도 뛴다. 내 뒤에서 진호가 “뭐야, 뭐야!” 따라 뛴다. 그 뒤에 여자 애들도 “뭔데? 뭔데?” 함께 뛴다. “야아! 가보자!” 우르르 웃음소리도 덩달아 뛴다. 지구도 함께 뛴다. -동시집 『너답게, 너처럼』(도서출판 문장, 2020)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
똘이 /이수경 똘이 이수경 읍내 시장에서 작은 삼촌이 만 원 주고 사 온 강아지 똘이 “새끼 낳으면 팔러 올게요!” 개장사 영감님에게 약속했다 해놓고선 요즘 작은 삼촌은 “새끼들 안 팔게. 걱정 마! 그냥 인사말로 한 거야.” 자꾸만 똘이에게 소곤거려요. 그 마음 변치 말라는 듯 삼촌만 보면 발을 핥아요. 어미가 된 똘이 ㅡ『시와소금』(2020. 겨울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
꼬물꼬물 /이임영 꼬물꼬물 이임영 새순이 꼬물꼬물 움트는 모습이나 강아지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이나 아기가 꼬물꼬물 하품하는 모습이나 세상을 향해 처음 내미는 눈짓 손짓 ㅡ동시집『오리가족의 나들이』(꿈을 엮는 책,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
구름 /이임영 구름 이임영 눈 오는 날 눈싸움하려고 눈 뭉치를 만들 때처럼 하늘엔 구름을 꽁꽁 뭉치는 손이 있나 봐! 아른아른 보일 듯 말 듯 날아간 수증기가 커다란 구름 뭉치가 되어 둥둥 떠다니는 걸 보면 ㅡ동시집『오리가족의 나들이』(꿈을 엮는 책, 2021)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
마음 약해서 /윤형주 마음 약해서 윤형주 섬돌에 놓인 할머니 고무신이 없어졌다 강아지 짓일 게다 툇마루 밑에 쪼그리고 앉아 자기 신발인 양 품고 있겠지 고놈, 막대기를 들고 혼내려다 녀석의 눈을 봤다 살랑거리는 꼬리를 봤다 슬그머니 막대기를 숨겼다 ㅡ동시집『딱, 2초만』 (2020, 청개구리)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