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상옥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2) 가을 이상옥 백악기 가까운 고성 앞바다 멀리 고깃배 한 점 찍어놓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2』(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27일) 경남 고성과 전남 해남을 잇는 지금의 남해바다가 대륙 사이에 있는 거대한 호수였다고 상상해 본 일 있는가. 그 거대한 호숫가를 타고 산림이 .. 디카시 ♠ 모음 2016.09.08
홍시/이호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1) 홍시 이호준 먼 길 떠난 길안댁 비탈밭에 묻고 오니 우물가 늙은 감나무 늦은 조등 켜 놓았다 붉은 눈물 그렁그렁 내달았다 그동안 혼자 산 게 아니었구나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1』(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24일) 이별은 늘 막막하다. 깜깜하다. 준비한 이별이든 갑작스레 찾.. 디카시 ♠ 모음 2016.09.08
순례/복효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0) 순례 복효근 동아줄로 꼬인 번뇌의 길 일보일배 온몸으로 걷는다 다시는 못 올 길 상처가 아닌 곳은 없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0』(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20일) 그러고 보면 짧든 길든 제 몫의 삶을 사는 동안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유독 짧고 미미하다. 그러므로 한 생은 .. 디카시 ♠ 모음 2016.09.08
바벨탑/김정수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9) 바벨탑 김정수 붉은 벽 타고 두 개의 탑 솟아오른다. 지상에 머물러야 할 온순한 욕망, 신의 문 치받는다. 무너지는 낮과 밤의 무게, 뿔뿔이 흩어지는 말, 언어들, 세상은 온통 하얀 혼돈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9』(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17일) 욕망하는 것들은 모두 위.. 디카시 ♠ 모음 2016.09.08
역린/최금진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8) 역린 최금진 하늘의 턱 밑에 돋은 비늘이 있다 까불며 함부로 만지지 마라 죽는다, 천둥 치고 벼락 쳐서 하늘의 순리를 거스른 벌 받는다 민심은 천심, 비늘이 바짝 섰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8』(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13일) 지구상의 인구 71억 명 중 단 한 명도 똑같은 사.. 디카시 ♠ 모음 2016.09.08
인생/이기영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7) 인생 이기영 앞서거니 계절이 먼저 오고 뒤서거니 세월이 따라 오고 열심히 달려온 길 아득하다 꽃길 곧 끝나 가는데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7』(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10일) 무슨 말이 필요한가. 지금 저 풍경이 인생이란다. 더 나이 드신 영감님과 좀 덜 드신 영감님 둘이 .. 디카시 ♠ 모음 2016.09.08
짝사랑/손종수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6) 짝사랑 손종수 바지락 말라 부서질 눈물이에요 고백 따윈 오금도 펴지 못했죠 외면조차 놓지 못하는 미련 한 잎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6』(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06일) 하늘의 문이 활짝 열린다는 10월, 지상의 모든 것이 저 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는 가.. 디카시 ♠ 모음 2016.09.08
고독/조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5) 고독 조은길 내 광활한 독거를 고립이니 고독이니 쉽게 단정하지 마라 이 땅에는 천만번을 만나도 만나지지 않는 이별이 있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5』(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29일) 가을의 정체가 완연하다. 천지간에 황량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말이다. 천지.. 디카시 ♠ 모음 2016.09.08
이수정 낙화놀이/박서영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4) 이수정 낙화놀이 박서영 얼마나 오랜 시간 심장에 불을 붙였을까. 화르르 화르르 불꽃을 날려보내는 바람. 사랑이 잠시 농담처럼 왔다 가버린 이수정 연못의 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불씨의 낙화를 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4』(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26일) ‘사랑이 .. 디카시 ♠ 모음 2016.09.08
주목나무/임동확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3) 주목나무 임동확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대로 선채 푸른 저, 완강하고 거룩한 비밀의 봉쇄선원.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3』(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22일) 사랑은 변하지 않으나 사랑의 주체가 변하므로 우리는 사랑이 변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렇다. 사랑은 끊임없이 변하.. 디카시 ♠ 모음 201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