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오후/김상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2) 찬란한 오후 김상미 어느 나라의 지도일까? 그곳에 가 한 아이를 배고 싶다 그 아이가 푸르른 나무 한 그루로 자라나도록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2』(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15일) 한 때, 저 나라에는 살아 숨 쉬는 생명들로 무성했다. 수없이 많은 새들이 저 나라로 가 사랑을.. 디카시 ♠ 모음 2016.09.08
저 집/최광임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1) 저 집 최광임 낳고 기른 제 자식 앉힐 구들 한 장 온전치 못한 엄마 닮은 저 집엘 간다, 굽어 기운 다리로 겨운 걷는 구순 노모의 몸짓처럼 낡은 기둥 가까스로 버티어 선 나 태어난 저 집에 간다 허무의 거울을 보며 세월을 빗질하는 엄마처럼 무수한 들깻잎 울타리 삼아 애써 속내 감추고.. 디카시 ♠ 모음 2016.09.08
곰파Gompa/김재훈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0) 곰파Gompa 이재훈 몸짓에 표정이 있다. 어두운 실루엣에서조차 그 사람이 보인다. 각자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저 하늘, 저 바람, 저 그림자. 그리고 저 오래된 사원은 기억하고 있겠지 어떤 눈동자를 하고 이 뜨거운 햇빛을 뚫고 왔는지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0』(머니투.. 디카시 ♠ 모음 2016.09.08
그대 생각/윤성택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9) 그대 생각 윤성택 나무가 스스로 예감에 겨워 바닥에 제 잎을 써내려가는 계절 구름 봉투에 봉해지는 하늘이 있다 밤이 뿌리를 내려 서녘에 가 닿으면 오늘밤 네가 핀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9』(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01일) 가을은 어떻게 오는가. 좀 옛날 방식으로 말하.. 디카시 ♠ 모음 2016.09.08
淸潭洞/이운진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8) 淸潭洞 이운진 그림자를 비춰 볼 맑은 못은 사라지고 나무도 치욕을 알게 되는 곳 너도 커다란 눈물방울을 달았구나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8』(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29일) 무엇이든 제 날 자리에서 나고 제 살아야 할 곳에서 살아야 그 존재의 몫을 다 할 수 있는 법이다. .. 디카시 ♠ 모음 2016.09.08
심장은 오늘도 걷는다/나호열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7) 심장은 오늘도 걷는다 나호열 꽃이면 어떻고 잎이면 또 어떤가! 붉은 마음 한 장이면 온 우주가 사랑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7』(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25일) 넉 달 전 우리는 산 채로 수백 명의 목숨이 바닷물에 수장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지켜봤다. 그때는 어미아비의 .. 디카시 ♠ 모음 2016.09.08
연인/최춘희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6) 연인 최춘희 당신은 눕고 나는 서 있네 날마다 푸른 잎 흔들어 노래하네 나는 당신의 수호천사 아라가야 불꽃나무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6』(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22일) 아라가야’는 여섯 가야 왕국 가운데 가장 융성했던 한 나라로 지금의 경남 함안지방을 본거지로 .. 디카시 ♠ 모음 2016.09.08
함안역/이병헌 평론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5) 함안역 이병헌 평론가 그대 만나러 가슴 떨며 가는 길 덜커덩 덜커덩 그대를 떠나 오는 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5』(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18일) 떨림은 짧을수록 강렬하다. 짧을수록 팽팽한 것이다. 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는 모든 기차들처럼 머무는 순간이 짧아야 한.. 디카시 ♠ 모음 2016.09.08
마중물/김왕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4) 마중물 김왕노 진정 사랑을 원하므로 아득히 깊은 지층 같은 세상에 수맥처럼 흐르는 네 사랑에게 나를 마중물로 내려 보내다오 네 사랑을 만나 끝없이 철 철 철 지상으로 길어 끌어올리게 네 사랑이 나를 넘쳐나 그 누군가를 흠뻑 적셔도 좋으니 팍팍한 세월이여, 나를 마중물로 아낌없.. 디카시 ♠ 모음 2016.09.08
세월의 꽃잎들에게 바친/정우영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3) 세월의 꽃잎들에게 바친 정우영 졌다, 지고 또 졌다. 너희를 죽인 건 나다. 짐승들에게 내다바친 못난 아빠여. 그러니 다시 태어나라. 아빠의 아빠로 새로이 오라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3』(머니투데이, 2014년. 08월 08일) 인간을 긍휼히 여긴 신께서 아내를 잃은 남편은 ‘홀.. 디카시 ♠ 모음 201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