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팅 콜 박숙경 창문을 닫지 마 반짝이던 한낮의 수식어들 모두 잠들어버린 달빛의 시간이야 통속적이라고 놀려도 괜찮아 창틀에 앉아 목을 빼고 건너편 흰 고양이를 훔쳐보기도 해 너의 심장을 만져보고 싶어 너의 젖은 발바닥을 만져보고 싶어 애써 울려고 노력하지 마 애써 웃으려고도 하지 마 잃어버린 너의 목소리는 잃어버린 너의 과거야 그러니 오늘밤은 나랑 놀아줄래 망설이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고 ㅡ시집『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시인동네, 2021) ---------------- 소리로서 애원하는 사랑을 ‘메인팅 콜‘이라고 한다. 고양이들의 사랑놀이도 이 메이팅 콜로 시작을 하는데 신혼 때의 일이다. 창문 밖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새벽 2시 누가 아기를 버리고 갔나 도무지 잠을 이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