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12358

달 항아리-아배 영전에 바치는 아득한 노래/김철진

달 항아리-아배 영전에 바치는 아득한 노래/김철진 신사년 사월 초사흘 즈믄 강에 달빛 내리듯 아배 여든 두 해 삶의 빛과 그늘 거두시다 뜨거운 불꽃 푸르게 육신 사르고 오늘 초닷새 맑은 영혼만 은빛 날개 하늘 오르시다 신사년 사월 초사흘 즈믄 강에 달빛 내리듯 아배 여든 두 해 삶의 빛과 그늘 거두시다 무색 뼈 바수어바수어 푸른 울음도 방울방울 빛살 선한 옥빛 항아리에 삼가 모시다 한 줌 삶 아득히 달 항아리 둥굴어 둥굴어 죄 부끄러이 뻐꾸기 울음마저 차마 돌아서다 -(다음 카페 『시하늘에서』) 2010. 03.27 / 아침 7시 50분

안녕, 오늘이여/차창룡

안녕, 오늘이여/차창룡 오늘을 보내면 내일이 올까 너무 춥다 수남이 형 떠나는 날 안녕, 이별의 인사가 그립다 이제는 기침도 멈춘 청춘의 각혈아 무덤 하나도 짊어지지 않은 가벼운 뼛가루야, 너 밤새 눈으로 내려 이별은 이토록 미끄럽구나 젊은 햇살마저 주르륵 미끄러져 흔들리는 풍경 소리에 빠지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사랑일 때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무섭다 차가운 오늘을 짊어지고 가볍게 벌써 알고 지낸 이처럼 뼛가루는 마른 풀과 친해지는구나 안녕, 손도 흔들지 않는 이별이 두렵지도 않는지, 바람에 휙 날아가 입술이 검게 튼 이끼 뼈만 남은 겨울을 사랑하네 뼈도 못 추릴 이별도 모르는지 안녕, 오늘이여 오늘을 보내면 또 오늘이 올까 - 김용택 엮음 『시가 내게로 왔다 3』(마음산책, 2010) 201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