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내가 훔치고 싶은 ♠ 시 70

빈 절 한 채 내 사랑 / 이지엽

빈 절 한 채 내 사랑 이지엽 꽃이 지네 꽃이 지네, 소리도 없이 지네 사람이 그리운 날의 빈 절 한 채 내 사랑 종소리, 그 견디는 赤身과 눈물 사이 지고 있네 지는 꽃 가만히 덮고 중얼거리는 노을 빛 우지 마라 눈부신 침묵의 한때 우지 마라 꽃 그늘 환하고 서늘한 자리 소슬바람 고이고 ..

나희덕 - 뿌리에게/뿌리로부터

뿌리에게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