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4322

안녕!우리말 -나도 모르게 '아직' 쓰던 말들

궁금한 우리말안녕! 우리말 “내일까지 기획서 와꾸 좀 간지나게 잡아 봐.” “점심밥값은 분빠이하자.” “자동차 새로 샀니? 한눈에 봐도 비까번쩍하네.” 이해가 되지 않거나 거슬리는 부분은 없으셨나요? 오히려 익숙하고 편하셨나요? 국립국어원은 일상 언어생활에서 흔히 쓰이고 ..

사윤수 -슬픔의 높이

슬픔의 높이 사윤수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은 중년 여자가 운다 ​미세하게 흐느끼며 훌쩍훌쩍 콧물을 삼킨다 ​마음 아파 우시는가몸이 아파 우시는가 ​어느 것이 먼저고 어느 것이 뒤인지 모를, 휴대폰을 켜서 들여다보고 ​휴대폰을 끄며 고개 떨군다 ​그 속에 아픔이 ..

담쟁이 시 모음 -도종환/손현숙/나해철/조운/윤재철/이경임...외

담쟁이 시 모음 -도종환/손현숙/나해철/조운/윤재철/이경임...외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찰나의 우리말 -한글과 한국어 혼동하지 말아요

놀라운 우리말찰나의 우리말 지난해 말,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책을 낸 덕분에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한 잡지와 인터뷰를 했을 때의 일이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분이 객원 기자의 자격으로 사진 기자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필자의 연구실을 찾았다. 책의 ..

벼/이성부 -갈대는 배후가 없다/임영조

벼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와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밝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 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우리들의 양식』. 믿음사. 1974)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 갈대는 배후가 없..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 -먼 후일(後日) /김 소 월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 -먼 후일(後日) /김 소 월 ▲ 일러스트=클로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 먼 후일(後日) - 김 소 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 -사랑하는 까닭/한용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 -사랑하는 까닭/한용운 일러스트 =이상진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루어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서시/이성복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서시/이성복 ▲일러스트 =클로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서시 -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