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신동엽 - 카톡 좋은 시 313 카톡 좋은 시 313 - 신동엽 /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同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26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김혜순 - 카톡 좋은 시 312 카톡 좋은 시 312 - 김혜순 /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김혜순 이 음악은 이제 너무 들었어요 지겨워요 열두 곡이 다 흐른 다음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잖아요? 스위치를 누르면 눈이 휘날리지요 다시 누르면 벚꽃 축제, 아니에요? 윤전기는 쉴새없이 돌아가고..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23
아들의 여자/정운희 - 카톡 좋은 시 311 카톡 좋은 시 311 - 정운희/아들의 여자 아들의 여자/정운희 아들의 주머니 속 여자 잘 웃는 햄스터처럼 구르는 공깃돌처럼 때론 모란꽃처럼 깊어지는 여자 노란 원피스의 그녀가 온다 한두 걸음 앞장 선 아들을 깃발 삼아 잡았던 손을 놓았던가 얼굴이 달아오르는 유리창 어깨를 타고 흔..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20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장정일 - 카톡 좋은 시 310 카톡 좋은 시 310 - 장정일/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장정일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17
파문/권혁웅 - 카톡 좋은 시 309 카톡 좋은 시 309 - 권혁웅 / 파문 파문/권혁웅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09
어머니/최문자 - 카톡 좋은 시 308 카톡 좋은 시 308 - 최문자/어머니 어머니/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04
사랑/박형준 - 카톡 좋은 시 307 카톡 좋은 시 307 - 박형준 / 사랑 사랑/박형준 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 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 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 주고 싶다. 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 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 해. 우리는 풀밭에 앉아있다. 산 너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01
사라진 손바닥/나희덕 - 카톡 좋은 시 306 카톡 좋은 시 306 - 나희덕 / 사라진 손바닥 사라진 손바닥/나희덕 처음엔 흰 연꽃 열어 보이더니 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 그 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 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 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 수많은 창(槍)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 거대한 폐선처..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27
바람의 냄새/윤의섭 - 카톡 좋은 시 305 카톡 좋은 시 305 - 윤의섭 / 바람의 냄새 바람의 냄새/윤의섭 이 바람의 냄새를 맡아봐라 어느 성소를 지나오며 품었던 곰팡내와 오랜 세월 거듭 부활하며 얻은 무덤 냄새를 달콤한 장미 향에서 누군가 마지막 숨에 머금었던 아직 따뜻한 미련까지 바람에게선 사라져 간 냄새도 있다 막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23
광고지 돌리는 여자 / 문성해 - 카톡 좋은 시 304 카톡 좋은 시 304 - 문성해 / 광고지 돌리는 여자 광고지 돌리는 여자/문성해 신종 아파트 분양 광고지를 돌리는 늙은 여자의 뒤에서 플라타너스 한 그루 나무 밑동에 삐죽이 새파란 잎사귀 몇 개를 달고 서 있다 어서 어서 삐라를 뿌리듯 광고지를 돌리는 일일 노동자 여자의 뒤에서 아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