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꽃잎 속/김명리 - 카톡 좋은 시 303 카톡 좋은 시 303 - 김명리 / 제비꽃 꽃잎 속 제비꽃 꽃잎 속 /김명리 퇴락한 절집의 돌계단에 오래 웅크리고 돌의 틈서리를 비집고 올라온 보랏빛 제비꽃 꽃잎 속을 헤아려본다 어떤 슬픔도 삶의 산막 같은 몸뚱어리를 쉽사리 부서뜨리지는 못했으니 제비꽃 꽃잎 속처럼 나 벌거벗은 채 천..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16
산초나무에게서 듣는 음악/박정대 - 카톡 좋은 시 302 카톡 좋은 시 301 - 박정대 / 산초나무에거서 듣는 음악 산초나무에게서 듣는 음악 박정대 사랑은 얼마나 비열한 소통인가 네 파아란 잎과 향기를 위해 나는 날마다 한 통의 물을 길어 나르며 울타리 밖의 햇살을 너에게 끌어 다 주었건만 이파리 사이를 들여다보면 너는 어느새 은밀히 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12
형제//김준태 - 카톡 좋은 시 301 카톡 좋은 시 301 - 김준태 / 형제 형제 김준태 초등학교 1, 2학년 애들이려나 광주시 연제동 연꽃마을 목욕탕― 키가 큰 여덟 살쯤의 형이란 녀석이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여섯 살쯤 아우를 때밀이용 배드 위에 벌러덩 눕혀 놓고서 엉덩이, 어깨, 발바닥, 배, 사타구니 구석까지 손을 넣어 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09
노루귀꽃/김형영 - 카톡 좋은 시 300 카톡 좋은 시 300 - 김형영 / 노루귀꽃 노루귀꽃 김형영 어떻게 여기 와 피어 있느냐 산을 지나 들을 지나 이 후미진 골짜기에 바람도 흔들기엔 너무 작아 햇볕도 내리쬐기엔 너무 연약해 그냥 지나가는 이 후미진 골짜기에 지친 걸음걸음 멈추어 서서 더는 떠들지 말라고 내 눈에 놀란 듯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7.02
장마/천상병 - 카톡 좋은 시 299 카톡 좋은 시 299 - 천상병 / 장마 장마/천상병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⑴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⑵ 심야(深夜)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30
등잔/신달자 - 카톡 좋은 시 298 카톡 좋은 시 298 - 신달자 / 등잔 등잔 ― 신달자(1943∼ ) 인사동 상가에서 싼값에 들였던 백자 등잔 하나 근 십 년 넘게 내 집 귀퉁이에 허옇게 잊혀져 있었다 어느 날 눈 마주쳐 고요히 들여다보니 아직은 살이 뽀얗게 도톰한 몸이 꺼멓게 죽은 심지를 물고 있는 것이 왠지 미안하고 안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25
장마/김주대 - 카톡 좋은 시 297 카톡 좋은 시 297 - 장마 / 김주대 장마 김주대 아버지만 당신의 생애를 모를 뿐 우리는 아버지의 삼개월 길면 일 년을 모두 알고 있었다 누이는 설거지통에다가도 국그릇에다가도 눈물을 찔끔거렸고 눈물이 날려고 하면 어머니는 아이구 더바라 아이구 더바라 하며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23
임시로 죽은 사람의 묘비명/이창기 - 카톡 좋은 시 256 카톡 좋은 시 296 임시로 죽은 사람의 묘비명/이창기 그는 태어나면서 임시로 기저귀를 찼다. 그 뒤 임시로 어딘가에 맡겨졌다가 임시 학교를 다녔 다. 임시 공휴일에 임시 열차를 타고 임시 일자 리를 구했다. 임시 숙소에서 임시반장의 통제를 받으며 임시로 맡겨진 일을 했다. 옷장 하나..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21
기울러짐에 대하여/문숙 - 카톡 좋은 시 295 카톡 좋은 시 295 - 기울어짐에 대하여/문숙 기울어짐에 대하여 / 문숙 친구에게 세상 살맛이 없다고 하자 사는 일이 채우고 비우기 아니냐며 조금만 기울어져 보란다 생각해보니 옳은 말이다 노처녀였던 그 친구도 폭탄주를 마시고 한 남자 어깨 위로 기울어져 짝을 만들었고 내가 두 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17
물수제비 뜨던 날/이홍섭 - 카톡 좋은 시 294 카톡 좋은 시 293 - 물수제비뜨는 날/ 이홍섭 물수제비뜨는 날/ 이홍섭 때로 가슴에 파묻는 사람도 있어 그게 서러울 때면 강가에 나가 물수제비를 뜨지요 먼 당신은 파문도 없이 누워 내 설움을 낼름낼름 잘도 받아먹지요 그러면 나도 어린아이처럼 약이 올라 있는 힘껏 몸을 수그리고 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