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란抱卵/신현정 - 카톡 좋은 시 323 카톡 좋은 시 323 - 신현정 / 포란抱卵 포란抱卵 / 신현정 어미닭은 잘 아는 것이다 알을 얼마만큼이나 품어야 하는 것인지 또 알을 살그머니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숨이 붙고 눈이 생기고 별 같은 입이 나오고 나뭇잎 같은 날개가 돋도록 알을 굴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껍데기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10.04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카톡 좋은 시 322 카톡 좋은 시 322 -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을날 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입니다. 여름에는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에게 결실을 명하십시오. 열매 위에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30
옥수수를 기다리며/황상순 - 카톡 좋은 시 321 카톡 좋은 시 321 - 황상순/옥수수를 기다리며 옥수수를 기다리며 /황상순 옥수수를 딸 때면 미안하다 잘 업고 기른 아이 포대기에서 훔쳐 빼내 오듯 조심스레 살며시 당겨도 삐이꺽 대문 여는 소리가 난다 옷을 벗길 때면 죄스럽다 겹겹이 싸맨 저고리를 열듯 얼얼 낯이 뜨거워진다 눈을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26
대추 한 알/장석주 - 카톡 좋은 시 320 카톡 좋은 시 320 - 이장석/대추 한 알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시집『붉디 붉은 호랑이』(애..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23
허공 모텔/강영은 - 카톡 좋은 시 319 카톡 좋은 시 319 - 강영은/허공 모텔 허공 모텔/강영은 꽁무니에 바늘귀를 단 가시거미 한 마리, 감나무와 목련나무 사이 모텔 한 채 짓고 있다 저, 모텔에 세 들고 싶다 장수하늘소 같은 사내 하나 끌어들여 꿈 속 집같이 흔들리는 그물 침대 위 내 깊은 잠 풀어놓고 싶다 매일매일 줄타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20
보름달/이진명 - 카톡 좋은 시 318 카톡 좋은 시 318 - 이진명/보름달 보름달 ―전화 이진명 전화가 왔으면 전화가 왔으면 전화가 왔으면 명절인데 엄마는 전화도 못하나 거긴 전화도 없나 전화선 안 깔린 데가 요새 어디 있다고 무선전화 세상 된 지가 벌써 언젠데 유선이든 무선이든 전화 하나 성사 못 시키는 느려터진 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12
동해아리랑/전윤호 - 카톡 좋은 시 317 카톡 좋은 시 317 - 전윤호 / 동해아리랑 동해아리랑/전윤호 사람들은 사랑을 잃고 동해로 온다지만 난 동해에서 사랑을 놓쳤지 소금 사러 시장 간 사이 그녀는 사라져 버렸네 흥정을 위해 막걸리 몇 잔 낭비한 사이 파도에 취해 몇 번 쉬는 사이 봇짐을 간수하던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백..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06
젊은 사랑 -아들에게/문정희 - 카톡 좋은 시 316 카톡 좋은 시 314- 문정희 / 아들에게 젊은 사랑 ―아들에게 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때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9.02
가을비/도종환 - 카톡 좋은 시 315 카톡 좋은 시 315 - 도종환/가을비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가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거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많..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31
꿈꾸는 사업/정복여 카톡 좋은 시 314 카톡 좋은 시 314 - 정복여/꿈꾸는 사업 꿈꾸는 사업/정복여(1958∼) 집을 한 다섯 채 지어서 세놓을까 한 채는 앞마당 바람 생각가지 사이에, 한 채는 초여름 쥐똥나무 그 뿌리에, 다른 한 채는 저녁 주황베란다에, 또 한 채는 추운 목욕탕 모퉁이에 지어, 한 집은 잔물결구름 에게 주고, 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