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금산 /이성복 - 카톡 좋은 시 249 카톡 좋은 시 249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29
단 한 번의 사랑 / 최갑수 - 카톡 좋은 시 248 카톡 좋은 시 248 단 한 번의 사랑 최갑수 한 번이면 된다 오직 단 한 번 유서를 쓰듯 우레가 치듯 나에게 오라 부디, 사랑이여 와서 나를 짓밟아라 ―시집『단 한 번의 사랑』(문학동네, 2000) 단 한 번의 사랑 최갑수 한 번이면 된다 오직 단 한 번 유서를 쓰듯 우레가 치듯 나에게 오라 부디..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26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고재종 - 카톡 좋은 시 247 카톡 좋은 시 247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고재종 누이야, 네 초롱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23
만월/이정수 - 카톡 좋은 시 246 카톡 좋은 시 246 만월(滿月) ―김정수(1963∼ ) 막내네 거실에서 고스톱을 친다 버린 패처럼 인연을 끊은 큰형네와 무소식이 희소식인 넷째 대신 조커 두 장을 넣고 삼형제가 고스톱을 친다 노인요양병원에서 하루 외박을 나온 노모가 술안주 연어 샐러드를 연신 드신다 주무실 시간이 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20
선운사 동백꽃/김용택 - 카톡 좋은 시 245 카톡 좋은 시 245 선운사 동백꽃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시집『그여자네 집..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18
새벽의 낙관/김장호 - 카톡 좋은 시 244 카톡 좋은 시 244 새벽의 낙관 김장호 밤샘 야근을 끝내고 난곡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낙엽을 털어내며 새벽바람이 일어나고 버스는 봉천고개를 넘어온다 신문 배달 나간 둘째는 옷을 든든히 입었는지…… 텅 빈 버스 창가에 부르르 몸을 떨며 엉덩이를 내려 놓는다 방금 누가 앉았다 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17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나희덕 - 카톡 좋은 시 243 카톡 좋은 시 243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나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 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 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 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들은 척 나오지 않..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15
당신에게 말 걸기/나호열 - 카톡 좋은 시 242 카톡 좋은 시 242 당신에게 말 걸기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고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시집『당신에게 말 걸기』(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13
어머니/양명문 - 카톡 좋은 시 241 카톡 좋은 시 241 어머니 양명문 어머니, 마음 푸욱 놓으시고 어서 여기 앉아 계셔요. 봄이면 살구꽃 곱게 피고, 가을이면 대추 다닥다닥 열리는 집 들, 네모났던 섬돌이 귀가 갈리어 두루뭉실하게 된, 진짜 우리 집이올시다. 어머니, 아무런 일이 일어나도, 가령 땅 위에다 꿇는 피로 꽃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11
입춘 무렵/복효근 - 카톡 좋은 시 240 카톡 좋은 시 240 입춘 무렵 복효근 혼자 살다가, 버티다가 딸내미, 사위들 몰려와서 가재도구 차에 나누어 싣고 앞집 할머니 콜택시 불러 요양병원으로 떠난다 아프면 아프다 진작 말하지 요 모양 요 꼴 되어서 이웃에서 전화하게 만들었느냐고 노모를 타박하는 딸년도 눈시울 뭉개져 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