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김소월 - 카톡 좋은 시 229 카톡 좋은 시 229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시집『진달래꽃』(미래사, 1991)..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3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김선우 - 카톡 좋은 시 228 카톡 좋은 시 228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1
폐광촌 언덕에서 ―1970년 / 정일남 - 카톡 좋은 시 227 <태백시 철암 탄광촌> 카톡 좋은 시 227 폐광촌 언덕에서 ―1970년 정일남 반공포로 윤달주는 선산부 머슴 강민석은 후산부 전과자 배남준은 착암기 운전공 사상범 김민수는 유탄공 축첩 공무원 정연석은 갱목 운반공 나는 다이너마이트를 메고 다닌 발파공이었다 이들은 나의 생사를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9
그녀, 요나 /김혜순 카톡 좋은 시 226 카톡 좋은 시 226 그녀, 요나 김혜순 어쩌면 좋아요 고래 뱃속에서 아기를 낳고야 말았어요 나는 아직 태어나지도 못했는데 사랑을 하고야 말았어요 어쩌면 좋아요 당신은 나를 아직 다 그리지도 못했는데 그림 속의 내가 두 눈을 달지도 못했는데 그림 속의 여자가 울부짖어요 저 멀고 깊..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8
빈 손의 기억/강인한 - 카톡 좋은 시 225 카톡 좋은 시 225 - 빈 손의 기억/강인한 빈 손의 기억 강인한 내가 가만히 손에 집어 든 이 돌을 낳은 것은 강물이었으리 둥글고 납작한 이 돌에서 어떤 마음이 읽힌다 견고한 어둠 속에서 파닥거리는 알 수 없는 비상의 힘을 나는 느낀다 내 손 안에서 숨쉬는 알 둥우리에서 막 꺼낸 피 묻..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6
새해 새 날은/오세영 - 카톡 좋은 시 224 <2016년 1월 3일 삼성산 정상 일몰> 카톡 좋은 시 224 새해 새날은 오세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4
해/ 박두진 - 카톡 좋은 시 223 카톡 좋은 시 223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31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 카톡 좋은 시 222 카톡 좋은 시 222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31
검색/오성일 - 카톡 좋은 시 221 카톡 좋은 시 221 검색 ―오성일 (1967∼) 벌들도 가끔 부부 싸움 하는지 꽃들에게 물어보렴 어떤 감자는 왜 자주꽃을 피우는지 농부에게 물어보렴 바람도 잘 때 잠꼬대를 하는지 떡갈나무 잎들에게 물어보렴 예쁜 아가씨를 지나칠 땐 새들도 날갯짓을 늦추는지 구름에게 물어보렴 해가 바..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28
남자의 일생/이재훈 - 카톡 좋은 시 220 카톡 좋은 시 220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찾아들고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