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레미 드 구르몽 - 카톡 좋은 시 199 카톡 좋은 시 199 낙엽 ―레미 드 구르몽(1859∼1915)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31
나는 삼류가 좋다/김인자 - 카톡 좋은 시 198 카톡 좋은 시 198 나는 삼류가 좋다 김인자 이제 나는 삼류라는 걸 들켜도 좋을 나이가 되었다. 아니 나는 자진해 손들고 나온 삼류다. 젊은 날 일류를 고집해 온 건 오직 삼류가 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더러는 삼류 하면 인생의 변두리만을 떠올리지만 당치 않는 말씀. 일류를 거쳐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29
늦게 온 소포/고두현 - 카톡 좋은 시 197 카톡 좋은 시 197 늦게 온 소포 고두현 밤에 온 소포를 받고 문 닫지 못한다. 서투른 글씨로 동여맨 겹겹의 매듭마다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쓸쓸함 두터운 마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26
푸라타너스/김현승 - 카톡 좋은 시 196 카톡 좋은 시 196 푸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푸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푸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푸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24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 - 카톡 좋은 시 195 카톡 좋은 시 195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1946∼)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17
임께서 부르시면/신석정 - 카톡 좋은 시 194 카톡 좋은 시 193 님께서 부르시면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휘날려 흔들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 가에 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12
감자꽃/이재무 - 카톡 좋은 시 193 카톡 좋은 시 193 감자꽃 이재무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자주색 고름 물어뜯으며 눈으로 웃고 마음으론 울고 있구나 향기는, 저 건너 마을 장다리꽃 만나고 온 건달 같은 바람에게 다 앗겨버리고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비탈 오지에 서서 해종일 누구를 기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09
감자꽃 따기/황학주 - 카톡 좋은 시 192 카톡 좋은 시 192 감자꽃 따기 황학주 네가 내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었는지 흰 감자꽃이 피었다 폐교 운동장만 한 눈물이 일군 강설(降雪)하얗게 피었다 장가가고 시집갈 때 모두들 한 번 기립해 울음을 보내준 적이 있는 시간처럼 우리 사이를 살짝 데치듯이 지나가 슬픔이라는 감자가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08
가을 편지/고은 - 카톡 좋은 시 191 카톡 좋은 시 191 가을 편지 고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매인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0.01
산문에 기대어/송수권 - 카톡 좋은 시 190 카톡 좋은 시 190 산문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날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며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속에서 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