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라는 말/조동례 - 카톡 좋은 시 239 카톡 좋은 시 239 그냥이라는 말 조동례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별 변화없이 그 모양 그대로라는 뜻 마음만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난처할 때 그냥 했어요 라고 하면 다 포함하는 말 사람으로 치면 변명하지 않고 허풍 떨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 자유다 속박이다 경계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02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천수호 - 카톡 좋은 시 238 카톡 좋은 시 238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천수호 아버지는 다섯 딸 중 나를 먼저 지우셨다 아버지께 나는 이름도 못 익힌 산열매 대충 보고 지나칠 때도 있었고 아주 유심히 들여다 볼 때도 있었다 지나칠 때보다 유심히 눌러볼 때 더 붉은 피가 났다 씨가 굵은 열매처럼 허연 고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2.01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 카톡 좋은 시 237 카톡 좋은 시 237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30
폭설(暴雪)/오탁번 - 카톡 좋은 시 236 카톡 좋은 시 236 폭설(暴雪) 오탁번 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26
재춘이 엄마 /윤제림 - 카톡 좋은 시 235 카톡 좋은 시 235 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저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25
먹은 죄/반칠환 - 카톡 좋은 시 234 카톡 좋은 시 234 먹은 죄 반칠환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 잡아오던 지빠귀를 새매가 나꾸어 갔다 가까스로 허물 벗은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 버렸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없..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22
그리운 시냇가/장석남 - 카톡 좋은 시 233 카톡 좋은 시 233 그리운 시냇가 장석남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여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리 못하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21
불멸의 새가 울다/진란 - 카톡 좋은 시 232 카톡 좋은 시 232 불멸의 새가 울다 진란 언어의 새들이 붉은 심장 속에 둥지를 틀다 관념의 깃털을 뽑아 깔고 그 위에 씨알을 품었다 쓸쓸한 귀를 열고 이름 없는 시인의 가슴으로 들어간 밤 어지러운 선잠에 들려올려지는 새벽, 어디선가는 푸른 환청이 들렸다 꽃-피-요 꽃-피요 ―시집『..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9
동백열차/송찬호 - 카톡 좋은 시 231 카톡 좋은 시 231 동백열차 송찬호 지금 여수 오동도는 동백이 만발하는 계절 동백 열차를 타고 꽃구경 가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인 삼월의 신부와 함께 오동도, 그 푸른 동백섬을 사람들은 여수항의 눈동자라 일컫지요 우리 손을 잡고 그 푸른 눈동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요 그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7
만남/김재진 - 카톡 좋은 시 230 카톡 좋은 시 230 만남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통째로 그 사람의 생애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그가 가진 그리움과 남아 있는 상처를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이다 ㅡ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시와, 2012) 만남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