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새가 울다/진란 - 카톡 좋은 시 232 카톡 좋은 시 232 불멸의 새가 울다 진란 언어의 새들이 붉은 심장 속에 둥지를 틀다 관념의 깃털을 뽑아 깔고 그 위에 씨알을 품었다 쓸쓸한 귀를 열고 이름 없는 시인의 가슴으로 들어간 밤 어지러운 선잠에 들려올려지는 새벽, 어디선가는 푸른 환청이 들렸다 꽃-피-요 꽃-피요 ―시집『..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9
동백열차/송찬호 - 카톡 좋은 시 231 카톡 좋은 시 231 동백열차 송찬호 지금 여수 오동도는 동백이 만발하는 계절 동백 열차를 타고 꽃구경 가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거짓말인 삼월의 신부와 함께 오동도, 그 푸른 동백섬을 사람들은 여수항의 눈동자라 일컫지요 우리 손을 잡고 그 푸른 눈동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요 그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7
만남/김재진 - 카톡 좋은 시 230 카톡 좋은 시 230 만남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통째로 그 사람의 생애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그가 가진 그리움과 남아 있는 상처를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이다 ㅡ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시와, 2012) 만남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5
가는 길/김소월 - 카톡 좋은 시 229 카톡 좋은 시 229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시집『진달래꽃』(미래사, 1991)..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3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김선우 - 카톡 좋은 시 228 카톡 좋은 시 228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11
폐광촌 언덕에서 ―1970년 / 정일남 - 카톡 좋은 시 227 <태백시 철암 탄광촌> 카톡 좋은 시 227 폐광촌 언덕에서 ―1970년 정일남 반공포로 윤달주는 선산부 머슴 강민석은 후산부 전과자 배남준은 착암기 운전공 사상범 김민수는 유탄공 축첩 공무원 정연석은 갱목 운반공 나는 다이너마이트를 메고 다닌 발파공이었다 이들은 나의 생사를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9
그녀, 요나 /김혜순 카톡 좋은 시 226 카톡 좋은 시 226 그녀, 요나 김혜순 어쩌면 좋아요 고래 뱃속에서 아기를 낳고야 말았어요 나는 아직 태어나지도 못했는데 사랑을 하고야 말았어요 어쩌면 좋아요 당신은 나를 아직 다 그리지도 못했는데 그림 속의 내가 두 눈을 달지도 못했는데 그림 속의 여자가 울부짖어요 저 멀고 깊..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8
빈 손의 기억/강인한 - 카톡 좋은 시 225 카톡 좋은 시 225 - 빈 손의 기억/강인한 빈 손의 기억 강인한 내가 가만히 손에 집어 든 이 돌을 낳은 것은 강물이었으리 둥글고 납작한 이 돌에서 어떤 마음이 읽힌다 견고한 어둠 속에서 파닥거리는 알 수 없는 비상의 힘을 나는 느낀다 내 손 안에서 숨쉬는 알 둥우리에서 막 꺼낸 피 묻..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6
새해 새 날은/오세영 - 카톡 좋은 시 224 <2016년 1월 3일 삼성산 정상 일몰> 카톡 좋은 시 224 새해 새날은 오세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6.01.04
해/ 박두진 - 카톡 좋은 시 223 카톡 좋은 시 223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