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784

조정인 -사과 얼마예요

사과 얼마예요 조정인 사과는 사실 전적으로 서쪽입니다 사과 속에 화르르 넘어가는 석양, 석양에 물든 맛있는 책장들 산산이 부서지는 새 떼 산소통이 넘어지고 쏟아지는 바람 호루라기 소리 길게, 길게 풀리는 붕대 그리고 구토, 촛불이 타오르는 유리창 당신의 우는 얼굴이 엎질러집..

수몰 지구/전윤호 - 수몰 지구/전윤호

수몰 지구 전윤호 ​ 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서둘러 댐을 쌓았다 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 피해 주기 싫었다 막힌 난 수몰 지구다 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 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 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 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

주유소/윤성택 -모든 그리운 것은 뒤쪽에 있다/양현근

주유소 윤성택 단풍나무 그늘이 소인처럼 찍힌 주유소가 있다 기다림의 끝, 새끼손가락 걸 듯 주유기가 투입구에 걸린다 행간에 서서히 차오르는 숫자들 어느 먼 곳까지 나를 약속해줄까 주유원이 건네준 볼펜과 계산서를 받으며 연애편지를 떠올리는 것은 서명이 아름다웠던 시절 끝내..

4.19 시 모음 -조지훈/박두진/김수영/신동엽/고은...외

4.19 시 모음 -조지훈/박두진/김수영/신동엽/고은...외 4.19 시 모음 -조지훈/박두진/김수영/신동엽/고은...외 터져 오르는 함성 조지훈 네 벽 머리를 두드려 봐도 이것은 꽝꽝한 바윗 속이다. 머리 위에 푸른 하늘이 있어도 솟구칠 수가 없구나 민주주의여! 절망하지 말아라 이대로 바위 속에 ..

강북구 수유리 국립4.19민주묘지 -수호예찬의 비의 새겨져 있는 시 12편

죽어서 사는 영원한 분들을 위하여 박목월 학우들이 메고 가는 들 것 위에서 저처럼 윤이 나고 부드러운 머리칼이 어찌 주검이 되었을까? 우람한 정신이, 자유를 불러올 정의의 폭풍이여, 눈부신 젊은 힘의 해일이여. 하나,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아무리 청사에 빛나기로서니 그것으로 ..

4.19 시 모음 -조지훈/박두진/김수영/신동엽/고은/박봉우/신경림/허의령/민영 외...

터져 오르는 함성 조지훈 네 벽 머리를 두드려 봐도 이것은 꽝꽝한 바윗 속이다. 머리 위에 푸른 하늘이 있어도 솟구칠 수가 없구나 민주주의여! 절망하지 말아라 이대로 바위 속에 끼어 화석(化石)이 될지라도 1960년대의 포악한 정치를 네가 역사 앞에 증거 하리라. 권력의 구둣발이 네 ..

4.19 시 모음 -조지훈/박두진/김수영/신동엽/고은/박봉우/신경림/허의령/민영/황명걸/이성부...외

터져 오르는 함성 조지훈 네 벽 머리를 두드려 봐도 이것은 꽝꽝한 바윗 속이다. 머리 위에 푸른 하늘이 있어도 솟구칠 수가 없구나 민주주의여! 절망하지 말아라 이대로 바위 속에 끼어 화석(化石)이 될지라도 1960년대의 포악한 정치를 네가 역사 앞에 증거 하리라. 권력의 구둣발이 네 ..

감자시 모음 -이재무/강해림/손택수/정일근/안도현/황학주/유형진/길상호/박성우/박진형/이순주...외

감자꽃 이재무 차라리 피지나 말걸 감자꽃 꽃피어 더욱 서러운 女子 자주색 고름 물어뜯으며 눈으로 웃고 마음으론 울고 있구나 향기는, 저 건너 마을 장다리꽃 만나고 온 건달 같은 바람에게 다 앗겨버리고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비탈 오지에 서서 해종일 누구를 기다리는가 세상의 모..

낮달 시 모음 -유치환/임영조/김명인/신광철/노명순/이규리/조재훈/장옥관/오명선/박남희/유지소/민용태...외

낮달 유치환 쉬이 잊으리라 그러나 잊히지 않으리라 가다오다 돌아보는 어깨 너머로 그날 밤 보다 남은 연민의 조각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어롱 -제4시집『청령일기 (행문사, 1949) ------------------------------- 낮달 임영조 한사리 때 만나서 조금 때 떠난 여자 오늘 낮 우연히 길 가다 ..

벚꽃 시 모음 -신중철/이상윤/이규리/이면우/손순미/조명/박경희/유안나/김영태/한성례/김지녀/조명/함성호/유순예....외

벚꽃 신중철 꽃 핀 뒤에야 그대 없는 빈자리에 들어온 감기몸살이 내가 아픈 사람이라는 걸 알려 주었다 장미 울타리를 바라보는 일 하나로도 하루가 온전히 저물어 갔다 해마다 한 생을 감당하는 꽃이여 지금 생의 너머에서도 너는 꽃의 운명을 감당하겠느냐 꽃 그림자가 모가지를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