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이삼현 네 식구였던 입이 둘로 줄어들자 먹을 것들이 남아돈다 미처 먹지 못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가래떡을 출출할 때 드시라며 꺼내놓은 아내는 일하는 게 더 편하다고 알바하러 갔다 한파경보가 내린 날 냉동되었던 떡이 먹기 좋게 말랑말랑해졌을 즈음 아파트 세대를 돌며 소독하러 왔다고 벨을 누르느라 손발이 꽁꽁 얼어붙지나 않았는지 얼었다가 녹았다가 사는 일이 꼭 커다란 냉장고에 들락날락거리는 것만 같아 겨울이면 얼었다가 여름이면 녹기를 반복한다 긴장과 해이 딱딱해졌다가 다시 말랑말랑해진다 넷이었던 식구가 둘만 남았어도 밥상을 준비하는 아내 손은 쉬 줄어들 줄 모르고 고기를 굽거나 찌개를 끓일 때마다 장가가고 없는 2인분까지 넉넉히 준비한다 함께 먹지 못해 남겨진 아쉬움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내일은 첫째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