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 440

푸른 곰팡이 —산책시(散策詩) 1 /이문재 - 카톡 좋은 시 136

카톡 좋은 시 136 푸른 곰팡이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구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

그리운 악마/이수익 - 카톡 좋은 시 134

카톡 좋은 시 134 그리운 악마 이수익 숨겨 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 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 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푸른 추억의 빵』. 고려원. 1995) 그리운 악마 이수익 숨겨 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 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

못잊어/김소월 - 카톡 좋은 시 133 - 낭송 박영진

못잊어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라.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보내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나요?" ―시집『진달래..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박시교 - 카톡 좋은 시 131

카톡 좋은 시 131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박시교 그리운 이름 하나 가슴에 묻고 산다 지워도 돋는 풀꽃 아련한 향기 같은 그 이름 눈물을 훔치면서 되뇌인다 어머니 ―시집 (독작(獨酌)도서출판 작가. 2004)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박시교 그리운 이름 하나 가슴에 묻고 산다 지..

구정동아 구정동아/고정희 - 카톡 좋은 시 130

카톡 좋은 시 130 구정동아 구정동아 고정희 예수께서 재림한 날이 다소 가까워지자 구정동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고 그에 앞서 사람을 보내셨다 그들은 먼길을 떠나 구정동에 당도하자 예수가 머물 거처를 수소문하였으나 구정동 주민들은 그런 수상한 자를 차고에서라도 재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