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뒤에서 -아들에게 / 서정윤 너의 뒤에서 -아들에게 서정윤 전생의 사랑을 지우려 오래 잠자고 또 다른 미움을 잊으려 울부짖는다 그래도 나와는 인연이 있어 내 품에 안겨서는 뜻모를 웃음을 웃는다 이제 시작된 사랑의 삶을 위해 나는 너의 뒤에 섰다. 고통과 아픔의 삶보다는 기쁨과 희망의 날이 더 많은 삶, 살기.. 시를♠읽고 -수필 2012.11.01
야트막한 사랑 / 강형철 - 벼랑 위의 사랑 / 차창룡 야트막한 사랑 강형철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언덕 위의 사랑 아니라 태산준령 고매한 사랑 아니라 갸우듬한 어깨 서로의 키를 재며 경계도 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 웃음으로 넉넉한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의 사랑 아니라 개운하게 쏟아지는 장대비 사랑 아니.. 시를♠읽고 -수필 2012.11.01
공갈빵 / 손현숙 공갈빵 손현숙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꽃구경하던 봄날, 우리 엄마 갑자기 내 손을 놓고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걸음을 떼지 못하는 거야 저쯤 우리 아버지, 어떤 여자랑 팔짱 착, 끼고 마주오다가 우리하고눈이 딱 마주친 거지 "현숙이 아버……" 엄마는 아버지를 급하게 불렀고, 아버지.. 시를♠읽고 -수필 2012.11.01
외도 / 오명선 외도 오명선 섬을 만나러 홀로 집을 나선다 오랜만의 외박이다 배낭에 담긴 설렘은 자꾸 부풀어 오르고 바람마저 푸르다 뱃길에서 만난 기암괴석의 절벽은 천년송과 눈이 맞아 바람을 버틴다 파도는 철썩 병풍바위 미륵바위와 찰떡궁합이고 수평선은 물새와 가마우지들의 울음소리만 .. 시를♠읽고 -수필 2012.10.16
고래를 기다리며 / 안도현 - 폐광촌을 지나며 / 이건청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 시를♠읽고 -수필 2012.10.13
팔당대교 이야기 / 박찬일 팔당대교 이야기 박찬일 * 승용차가 강물에 추락하면 상수원이 오염됩니다 그러니 서행하기 바랍니다 * 나는 차를 돌려 그 자리로 가 난간을 들이받고 강물에 추락하였습니다 기름을 흘리고 상수원을 만방 더럽혔습니다. * 밤이었습니다 하늘에 글자가 새겨졌습니다 별의 문자 말입니다 .. 시를♠읽고 -수필 2012.10.08
통증 / 고영민 통증 고영민 중국에는 편지를 천천히 전해주는 느림보 우체국이 있다지요 보내는 사람이 편지 도착 날짜를 정할 수 있다지요 한 달 혹은 일 년, 아니면 몇 십 년 뒤일 수도 있다지요 당신에게 편지 한 통 보냅니다 도착 날짜는 그저 먼 훗날 당신에게 내 마음이 천천히 전해지길 원합니다 .. 시를♠읽고 -수필 2012.10.03
바다 / 김규동 바다 김규동 빈 몸으로 왔다 바다 그래도 고마워서 온몸으로 반기는 바다 나는 너에게 무엇을 바쳐야 할 것이냐 말하여라 말하여라 망설임도 꾸밈도 없이 네 본연의 목소리로. -시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6』(국립공원, 2007) 열 줄도 안 되는 짧은 '시'입니다. 첫 행부터 '빈 몸으.. 시를♠읽고 -수필 2012.09.28
병에게 / 조지훈 - 당뇨애인 / 신표균 병에게 조지훈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시를♠읽고 -수필 2012.09.28
당고개 / 고영수 당고개 고창수 가을날 당고개에 오면 나는 무엇을 노래할까? 그 너머엔 모든 것이 끝나는 듯한 당고개에 오면 현실과 꿈의 경계선(境界線) 당고개에 오면 나는 경계인(境界人) 두 영토 사이에 헛갈린 당고개에 오면 그 너머는 어디 잡기도 하고 놓치기도 하는 당고개에 오면 자전거 수리.. 시를♠읽고 -수필 2012.09.28